매일 열심히 운동하는데도 살이 빠지긴커녕 몸은 더 아프고 피곤해지는 경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흔히 의지 부족을 탓하지만, 스포츠의학 전문가들은 이를 다르게 설명한다. 문제는 의지가 아니라 '몸이 운동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점이다.
운동해도 효과가 없는 사람들
어떤 운동을 해도 열 명 중 세 명은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예전에는 이런 사람들을 '논 리스폰더(non responder)', 즉 운동에 반응이 없는 사람으로 분류하며 개인의 특성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반응이 없어 보이는 이유는 몸 상태와 운동 강도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왜 열에 여덟은 운동을 포기할까
꾸준히 운동을 지속하는 사람은 열 명 중 두 명에 불과하다. 운동을 시작한 지 한 달 안에 포기하는 사람이 절반에 달한다. 포기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노력한 만큼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부상이다. 실제로 러닝을 시작한 사람 가운데 30~75%가 부상을 경험하고, 상당수가 1년 안에 러닝을 그만둔다.
몸 상태를 알려주는 숫자, 심박변이도
세계 최고 수준의 운동선수들이 훈련 전 반드시 확인하는 수치가 있다. 바로 심박변이도(HRV)다. 이는 단순 심박수가 아니라 심장이 한 번 뛰고 다음번 뛸 때까지의 간격이 얼마나 일정하게, 혹은 다양하게 변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 간격이 하루하루 자연스럽게 변화한다면 몸이 회복된 상태지만, 마치 로봇처럼 일정하게 고정되어 있다면 몸이 이미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신호다. 실제로 프로 스포츠팀들은 이 수치가 낮게 나온 선수를 그날 훈련에서 제외하고 가벼운 호흡 운동이나 저강도 활동으로 대체한다.
무리한 운동이 오히려 살을 찌우는 이유
몸이 스트레스 상태일 때 무리하게 운동을 강행하면 역설적으로 체중이 늘어날 수 있다. 우리 몸은 식욕을 조절하는 그렐린과 포만감을 담당하는 렙틴이라는 두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데, 몸의 신호를 무시하고 계속 운동을 밀어붙이면 이 호르몬 패턴이 무너진다. 여기에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계속 분비되면서 교감신경이 흥분 상태로 유지되고, 정작 밤에는 숙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분비가 저해된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무리하게 걷거나 운동하면, 운동을 하지 않은 것과 다름없거나 오히려 더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아침에 확인해야 할 한 가지
전문가가 제안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안정시 심박수를 체크하는 것이다. 60~70회 정도라면 평소대로 운동해도 괜찮지만, 90회에 가깝게 나온다면 그날은 강도 높은 운동을 피하는 것이 낫다. 몸이 무겁게 느껴지거나 잠을 설쳤다면 이 역시 신호다. 이런 날은 운동을 아예 쉬기보다 저강도 활동으로 세포를 깨우는 정도로 충분하다. 운동 후 몸이 유난히 피곤하거나 회복이 더디다면 운동량을 10분에서 5분 수준으로 줄여보는 것도 방법이다.
운동 마니아 대신 회복 마니아로
완벽하게 좋은 운동도, 절대적으로 나쁜 운동도 없다. 중요한 것은 몸이 보내는 신호를 존중하는 것이다. 전문가는 운동에 대한 강박보다 몸의 신호에 귀 기울이고 회복을 우선하는 태도, 즉 '회복 마니아'가 되기를 권한다. 그것이 결국 오랫동안 건강하게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