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6. 05.

박수진 기자가 말하는 '여성의 운동장'과 기회의 평등

세바시 강연|2026. 06. 05.

도입

이번 강연의 연사 박수진 기자는 한겨레 사회정책부 사회정책/젠더팀장으로, 오랜 취재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에서 여성들이 겪는 보이지 않는 차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특히, 딸의 축구 경험을 통해 운동장에서 시작되는 성별에 따른 기회 차이가 교실, 직장 등 사회 곳곳에서 어떻게 반복되는지를 짚어냅니다.

강연은 '왜 아무도 안 알려줬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박수진 기자는 딸이 축구를 좋아했지만, 남학생 중심의 운동장 문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소외되는 과정을 목격합니다. 이 경험은 단순히 운동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들이 사회에서 겪는 구조적 한계와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합니다.

핵심 메시지

박수진 기자가 전하는 핵심 메시지는 "소녀들에게 운동장을 돌려주는 것은 단지 공간을 주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기회와 가능성을 주는 일"이라는 점입니다. 운동장에서의 작은 경험이 결국 교실, 직장, 사회 전반에서 여성들이 자신의 자리를 당당히 차지할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개인의 의지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제도와 사회적 지원, 그리고 문화적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를 통해 모든 아이들이 성별에 상관없이 다양한 기회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주요 내용

딸의 축구 경험과 운동장의 현실

박수진 기자는 딸이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축구를 좋아해 축구 교실에 등록시켰던 경험을 나눕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축구팀 내 여학생은 점점 줄었고, 결국 딸은 남학생들 사이에서 패스를 받지 못하는 상황을 반복적으로 겪게 됩니다. 코치가 "미나한테 패스해!"라고 외쳤던 이유도, 여학생에게만 공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엄마로서 딸이 즐겁게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했지만, 여학생만으로 팀을 구성하기도 어려웠고, 근처에 여학생 축구 클럽도 없었습니다. 결국 딸은 축구를 그만두게 되었고, 박수진 기자는 "왜 여전히 소녀가 축구를 하는 게 어려운지"라는 질문을 품게 됩니다.

운동장에서 시작되는 성별 차별의 구조

박수진 기자는 운동장에서 소외되는 경험이 교실, 직장 등 사회 전반에서 반복된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많은 여성들이 회의 자리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는 한 걸음 물러서게 되고, 승진을 바라는 비율도 남성보다 낮게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는 욕망의 차이가 아니라, 구조적 지원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합니다.

운동장에서의 소외는 단순히 아이들의 선택이 아니라, 사회적 분위기와 제도의 영향임을 강조합니다. 여학생들은 "눈치가 보여서" 축구를 하지 못한다고 말하고, 운동장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현실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드는 노력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한 다양한 시도도 소개됩니다. 예를 들어,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는 남학생과 여학생이 반반씩 운동장을 나눠 쓰고, 여학생들이 자유롭게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선생님이 적극적으로 지원합니다. 또, '원더티처'라는 여성 체육교사 모임에서는 여학생들이 체육 시간에 소외되지 않도록 다양한 교수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는 여학생 풋살팀을 만든 후, 남학생과 여학생이 함께 운동장을 사용하는 문화가 정착되었습니다. 규칙을 약간 바꿔서 익숙하지 않은 학생도 쉽게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등, 모두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이어집니다.

제도와 정책의 힘, 그리고 한계

미국의 '타이틀 나인' 법처럼, 제도가 변화하면 실제로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미국에서는 이 법 시행 이후 여자 고교 축구 선수가 급증했고, 여자 축구의 저변이 넓어졌습니다. 국내에서도 서울시 교육청의 '공을 찾아 소녀들아 서울에서' 프로그램이 일시적으로 여학생 축구팀을 늘렸지만, 아직 전체 학교의 20% 미만에 그치고 있습니다.

정책이 일몰된 후, 여전히 많은 여학생들이 축구를 하기 위해 먼 곳까지 이동해야 하는 현실도 지적합니다. 박수진 기자는 이런 변화가 일시적이어선 안 되며, 더 많은 기회가 지속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뒤늦게 깨닫는 기회의 소중함

최근 여성 풋살 인구가 늘고, '골때리는 그녀들' 같은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뒤늦게 축구를 시작한 여성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들은 "이 좋은 걸 왜 이제야 알았을까"라며 아쉬움을 토로합니다. 박수진 기자 역시 딸과 함께 엄마 축구를 해보았지만, 어릴 때 기회를 갖지 못했던 아쉬움을 느낍니다.

이러한 아쉬움이 반복되지 않도록, 모든 아이들에게 다양한 운동장과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운동장에서의 경험이 교실과 회의실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힘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상 깊은 말·장면

강연에서 박수진 기자는 "이렇게 재밌는 축구를 왜 나는 이제야 하게 됐지? 어렸을 때 우리는 왜 축구할 기회가 없었을까? 우리는 정말 축구를 싫어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이 질문은 단순히 스포츠를 넘어, 여성들이 사회에서 겪는 기회의 불평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또한 "아니, 여학생이 축구를 해?"라는 주변의 시선과 물음표를 없애는 것이, 아이들에게 성별의 구분 없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가능성의 영역을 넓히는 일이라고 강조합니다.

"눈치 보여요."라는 여학생들의 솔직한 대답은, 아직도 운동장에서 자유롭게 뛰지 못하는 현실을 단적으로 드러냅니다. 그리고 "운동장에서 당당히 자기 자리를 차지해 본 경험이 교실에서도, 회의실에서도 그 자리를 지키는 힘이 될 것"이라는 말은 강연의 메시지를 힘 있게 전달합니다.

정리

박수진 기자의 강연은 운동장에서 시작되는 작은 차별이 사회 전체의 구조적 문제로 이어진다는 점을 일깨워줍니다. 소녀들에게 더 넓은 운동장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곧 더 평등한 사회로 가는 첫걸음입니다. 제도와 문화, 그리고 어른들의 노력이 함께할 때 변화가 가능합니다. 모든 아이들이 성별에 상관없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드는 일이 중요합니다. 이 변화가 교실과 직장, 사회 전체로 확장되길 기대합니다.

원문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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