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7. 07.

서울대 교수가 증명한 행복의 조건, 감사·감동·감탄이 삶을 바꾸는 이유

세바시 강연|2026. 07. 07.

삶은 고통스럽다. 정신의학자 스캇 펙은 그의 책 첫 문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삶은 고해다." 그런데 이 평범한 진리를 받아들일 때 비로소 삶은 더 이상 고통이 아니게 된다고 그는 덧붙인다. 우리는 모두 크고 작은 파도가 이는 고통의 바다를 건너고 있다. 문제는 파도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파도 속에서 어떻게 반응하느냐다.

15년 만에 다시 출근을 결심한 사람

한때 촉망받는 수학 교사였던 한 여성이 있다. 실력을 인정받아 영국 유학까지 떠났지만, 스물아홉 어느 비 오는 날 갑작스러운 발병으로 조현병 진단을 받았다. 유학을 마치지 못한 채 귀국했고, 사람이 무서워졌고, 하루하루 천장만 바라보며 지낸 시간이 15년이었다.

마흔넷이 되던 해, 그는 용기를 내어 한 카페에 취업했다. 처음에는 출퇴근길이 두려워 택시만 탔고, 손님이 다가오면 뒷걸음질을 쳤다. 매일 눈물로 퇴근하던 그를 살린 것은 대단한 처방이 아니라 동료의 말 한마디였다. "괜찮으니까 일단 출근해봐요. 딱 100일만 버텨봐요." 매니저는 자신의 점심시간을 반납하며 그의 곁을 지켰다. 100일이 지나자 그는 택시 대신 버스를 타기 시작했고, 손님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5년이 지난 지금 그는 후배 바리스타들의 롤모델이 되었고, 같은 어려움을 겪는 이들과 함께 살아갈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새로운 꿈을 갖게 됐다.

26번의 입퇴원, 그럼에도 행복하다는 대답

정신병원을 스물여섯 번 드나든 한 남성은 16년째 매일 성실히 출근하고 있다. 몸이 힘든 날은 매장 구석에서 잠시 쉬었다 다시 일어섰고, 약 기운에 손이 떨려 커피를 내리기 힘든 날도 있었다. 지금은 다른 정신장애인들을 돕는 동료지원가로 활동하며 결혼도 하고 손주도 보았다.

건강이 나빠지고 형편이 어려운 걸 뻔히 아는 상태에서 "행복하냐"는 질문을 던졌을 때, 그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너무 행복하죠"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산소호흡기조차 스스로 들이켤 힘이 없어 세상을 떠난 어머니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숨을 들이킬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할 수 있는 이유 아닐까요."

서울대 교수가 밝힌 행복한 사람의 공통점, '감'으로 시작하는 세 단어

행복을 오래 연구해온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나의 행복 수준은 주어진 환경과 그에 대해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로 결정된다." 환경은 누구에게나 다르게 주어지지만, 반응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행복한 사람들에게는 공통된 특징이 있었다. 바로 감사, 감동, 감탄이다.

문제가 없는 사람이 행복한 것이 아니다. 문제 뒤에 숨어 있는 감사와 감동의 요소를 찾아내는 사람이 행복해진다. 지적장애를 가진 한 신입 바리스타는 공무원이라는 꿈을 위해 1600시간 봉사활동과 22번의 헌혈을 이어가며, 퇴근 후엔 도서관에서 자격증 공부를 한다. 그의 얼굴에 떠오른 미소는 어떤 조건이 아니라 스스로 만든 감사와 도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약점이 아니라 강점을 보는 시선

대한민국 정신장애인의 직업 유지율은 18.3%, 선진국 평균도 50%를 넘지 못한다. 그런데 한 사회적기업의 유지율은 95%에 달한다. 그 비결은 거창한 제도가 아니라 '강점 관점'이었다. 사람을 약점보다 강점에, 문제보다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바라보는 태도다.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세 차례 자격증을 딴 한 직원은 20대에 발병한 정신장애로 20년 가까이 일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매장의 고장 난 그라인더를 스스로 분해하고 재조립해 고쳐낸 사건을 계기로 로스팅을 맡게 됐다. 지금 그는 로스팅실 최고 리더가 되어 비장애인 직원들을 가르치고, 단맛을 강화하는 커피 제조 특허까지 보유하고 있다. 그를 정신장애인이 아니라 기계를 사랑하는 전문가로 바라본 시선 하나가 한 사람의 인생과 조직 전체를 바꾸어놓았다.

행복은 문제가 없는 상태가 아니다

17년간 이어진 회복의 이야기들이 말해주는 결론은 하나다. 행복은 문제가 사라진 상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해가는 과정이라는 것. 그리고 사람은 약점이 아니라 강점을 바라봐주는 누군가를 만날 때 다시 살아난다.

딸이 건넨 작은 과자 하나에 벅찬 행복을 느꼈다는 한 아버지의 고백처럼, 행복은 거창한 성공이 아니라 지금 곁에 있는 소중함을 발견하는 데서 온다. 어떤 성과가 있어서, 성공해서, 문제가 없어서 행복할 자격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존재 자체로 이미 충분히 소중하다.

자극과 반응 사이의 공간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서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그 선택이 결국 삶을 만든다. 그 순간 무엇을 근거로 선택할 것인가는 결국 내 마음을 읽는 감각에 달려 있다. 감정을 파괴가 아닌 이해로 바꾸는 연습이 반복되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쌓이면 태도가 된다. 삶은 선택할 수 없을 때가 많지만, 태도는 언제나 우리의 선택이다.

 

원문 영상

YouTube에서 보기

새 글 이메일

세바시 강연에 새 글이 올라오면 메일로 알려 드립니다. 메일의 링크로 구독을 완료해 주세요.

댓글

댓글을 불러오는 중...

댓글은 로그인한 회원만 작성할 수 있습니다.